카메라와 창의력

from Insight & Idea 2009. 6. 8. 21:47
오래전의 미술에 있어 가장 중요했던 것은 ‘어떻게 하면 진짜같이 그리느냐’ 였다. 실제와 비슷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무수히 많은 노력이 이루어졌다. 자연과학이 발달하던 시대에는 원근법이 발달하였고, 그래서 그림은 점점 점점 실제와 가까워졌다. 실제에 가까운 그림을 보면서 사람들은 아마 자신들의 그림이 점점 더 발달해 가고 있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회화사에 커다란 위기가 닥치게 된다.  바로 카메라의 등장이다. 카메라의 등장으로 이제 실제와 똑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아마, 회회의 입장에서 엄청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 위기감은 추상 미술로 나타난다. 더 이상 눈에 보이는 것에 집착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그리기 시작한다.


우리 사회에서 논리력, 분석력은 그 사람을 '똑똑하다' 와 '그렇지 않다'로 판단하는 기준이다. 날카로움은 지성인을 대변하는 대명사이며, Critical Thinking이 프로페셔날의 조건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 논리력이나 분석력은 인간만이 가진 능력은 아닌 것 같다. 논리에 근거해서 알고리즘을 짜고 그것을 프로그래밍하면 그것은 표준화, 단순화, 양식화, 자동화 될 수 있다. 똑같이 그리는 그림은 카메라에 대체되듯이,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고 믿었던 논리력과 분석력은 기계에 의해 대체될 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우리에게 남는 것은 창의력이다.
아름다운 것을 보고 눈물 떨굴 수 있고, 재미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서로 연결 되지 않을 것 같은 엉뚱한 것들을 연결시킬 수 있는 창의력. 그것만이 대체되지 않을 인간의 고유한 능력이 아닐까?